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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 Il Kook 송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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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noticed him in Water Bloom, a drama shown in Arirang a few months ago. He is really a good actor so I can't wait to see him act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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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eds translation for tis one... can anyone be in charge h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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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일국의 첫 인상은 ‘바른 생활맨’이었다. 정도에 벗어나는 일은 하지 않을 것 같은 반듯한 인상이 마냥 진지한 느낌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그와 한참을 이야기 하다 보니 ‘뭔가 남다르다’는 인상을 받게 됐다.

그는 지나치게 솔직했다. 상대에 따라, 분위기에 따라 ‘천의 얼굴’을 가졌다고 할 만큼 다양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남다른 점‘에 힘입어 변신이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송일국은 드라마 ‘해신’의 우직한 ‘염장’에서 곧바로 영화 ‘작업의 정석’(감독 오기환ㆍ제작 청어람)의 바람둥이 선수 ‘민준’으로 급격한 변화를 이뤄냈다. “전혀 선수 같아 보이지 않는 사람이 능수능란한 솜씨를 구사하면 의외의 재미가 있잖아요”라며 웃는 송일국은 연기면 연기, 운동이면 운동 그 외 패션과 음식 등 다양한 화젯거리를 갖춘 즐거운 대화 상대였다.

# 변신의 즐거움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넘나드는 것에 ‘변신’이라는 거창한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송일국에게만은 ‘변신’이라는 수식어가 허락돼야 할 것 같다. 1998년 MBC 탤런트 공채 27기로 데뷔한 이후 그의 역할은 ‘반듯한 사람’이 주를 이루었다. 유난히 점잖아 보이는 외모 때문일까. 그는 ‘작업의 정석’의 민준 역에 캐스팅 됐을 때 주변의 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걱정을 들어야 했다.

“제 스스로도 걱정이 될 정도였어요.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단번에 하겠다고 자신했지만 실은 한번도 도전하지 않은 역이라 내심 걱정이 됐죠. 그래서 촬영 초반부에는 세 가지 버전으로 연기를 했어요. 원래 제 성격 대로 정상적인 버전, 조금 감정을 드러내서 하는 버전, 아예 코믹한 버전. 그러다 보니 길이 보이더군요.”

송일국은 또 모든 여자가 한 눈에 반할 만큼 매력적인 외모를 갖추기 위해 8kg 이상을 감량하는 고통을 감내했다. 심지어 촬영이 한창일 때에도 하루에 3시간 이상 운동을 하며 체중 유지에 힘을 쏟았다.

송일국은 “운동을 안하면 그대로 살이 찌는 체질이거든요. 그래서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살이 빠지니까 어떤 옷을 입어도 스타일이 나기 시작하더군요. 나중에는 거울을 보면서 ‘음. 제법 괜찮은데’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죠”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5일 제 3회 코리아패션월드 어워드에서 베스트드레서상을 수상한 송일국은 옷에 대한 욕심과 함께 진정한 ‘패션 리더’로 거듭나 볼까 하는 바람도 생겼다. 송일국은 “점점 극중 민준이 돼가는 거 같아 걱정이에요”라면서도 이런 변화가 싫지 않은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 영화로 이끌어 준 두 여자

데뷔 5년 만에 영화 2편은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송일국은 이전까지만 해도 영화에 대한 막연한 동경마저 없었다. 브라운관에서 활동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만족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송일국은 “어머님이 ‘욕심 많은 배우 보다는 먼저 사람이 되라’고 자주 말씀하셨어요. 마침 영화 ‘레드아이’를 만든 태창엔터테인먼트가 어머니와 저희 가족에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라 ‘보은’ 차원에서 영화에 출연하게 됐죠. 하다 보니 드라마와 또 다른 장점이 보여 즐거웠어요”라며 첫 영화와의 남다른 인연을 소개했다.

송일국이 두번째 영화 ‘작업의 정석’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의 파트너 손예진의 공이 컸다. 송일국은 “연기 잘 하는 배우하고 작업하는 일을 마다할 이유가 없잖아요. 역시나 함께 연기를 하면서 배운 점이 많았어요. 세심하게 연기 지도를 해주고 마음 상하지 않게 슬쩍 아이디어를 내주기도 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죠.”라고 말했다.

영화 촬영장에서 송일국과 오기환 감독은 손예진의 의견을 ‘명령’처럼 받아들일 정도였다. 송일국은 “감독님이 점을 보셨는데, 이 영화는 여배우의 말을 들어야 성공한다는 점괘가 나왔대요. 손예진씨가 워낙에 좋은 의견을 많이 내기도 했지만 점괘 이후로 무조건적인 믿음을 갖게 됐죠”라고 말했다.

# 운동은 좋은 연기의 발판

송일국은 철인3종 경기에 도전하고 스키 패트롤 자격증도 갖고 있는 등 못하는 운동이 없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유명하다. 오죽 운동을 좋아했으면, 영화 촬영이 있는 날에도 마라톤 대회에 참석해 완주를 하고 현장으로 돌아왔을까.

송일국은 “운동만 하는 배우로 이미지가 굳혀지는 거 같아 조금은 속상해요. 운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가 좋은 연기를 보이기 위해라니까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송일국이 운동을 하는 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었다. 1999년 공채 탤런트가 된 이후 처음으로 출연하게 된 MBC 드라마 ‘애드버킷’에서 그는 뛰어난 스키 실력 때문에 단역에 그쳤던 킬러의 비중이 늘어난 경험이 있었다.

“당시 감독님이 제가 스키 타는 걸 보시더니 다음날 제대로 다시 촬영을 舅微?하셨어요. 신인인데도 얼굴을 클로즈업해주는 것도 잊지 않으셨고요. 물론 그 다음부터 스키 강사 역을 많이 하게 됐지만, 운동은 연기자 송일국을 키워준 숨은 공로자에요”라고 말했다.

영화 ‘작업의 정석’에서도 송일국은 갈고 닦은 수영 솜씨를 뽐냈다. 물살을 멋지게 가르며 접영을 구사한 송일국은 “기대는 하지 마세요. 제가 유산소 운동만 많이 해서 하체만 자신이 있거든요. 상체는 아직 드러낼 만큼 근육을 갖추지 못했어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서은정 기자 gale23@sportshankook.co.kr사진=임재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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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ng200512080824170.jpg

I say he look GOOD B) So sauve with the glasses....WOW, I mean SIG - SEXY GUY!

I really want to see Art of Seduction now that I have seen a few footages of it. I look promising and I know SIG will not dissappoint his fans since all of his previous works is must see!

I thin I'm loving this guy more and surely, Song Ye Jin will win me over too. She look terrific with SIG and I dont' mind if I see something happening around them (ahem, ***sparks***)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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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일국은 몇 편의 드라마를 통해 믿음직한 남자의 이미지를 얻었다. <작업의 정석>에서 그는 당대의 바람둥이, 희대의 선수로 돌변한다. 연기의 길에 늦게 들어섰지만 덕분에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제 길을 찾아간다.

김영 기자 사진 촬영할 때 카메라를 유심히 보더라.

송일국 사진 찍는 게 취미라. 컴퓨터 그래픽 작업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디카’로 찍은 건 아무래도 원본의 질이 많이 떨어져서 최근에 좀 무리해서 새 걸 하나 장만했다. 요새는 돈을 좀 버니까.(웃음)

김영 기자 본인이 사진을 찍다 보면 카메라 앞에 설 때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 감이 오겠다.

송일국 그런 건 있다. 렌즈를 딱 보면 ‘앵글이 어떻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바스트 샷일 때는 표정에 더 신경을 쓰고 화각이 넓을 때는 전체적인 자세에 중점을 두고.

김영 기자 사진을 찍을 만한 시간이 있나? 촬영 중에는 시간 내기 어려울 테고, 드라마가 이어질 때는 가히 살인적인 스케줄이었을 텐데.

송일국 <해신>을 촬영할 때도 바쁘긴 했지만 현장에서 틈틈이 스태프들의 사진을 많이 찍었다. ‘홈피’에도 현장 사진 몇 개 올려놓은 게 있다. <작업의 정석> 때는 오히려 시간이 많았는데 이상하게 더 못 찍게 되더라.

김영 기자 드라마 현장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있지 않나?

송일국 그랬다. 그런데도 사진을 찍을 틈이 없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수다 떠느라고.(웃음)

김영 기자 대하드라마와 공포영화 <레드 아이> 이후에 로맨틱 코미디를 한 거니, 현장 분위기도 새로웠겠다.

송일국 내가 원래 현장 분위기를 많이 탄다. 낯도 많이 가리고 편하지 않으면 연기도 제대로 안 나온다. 처음엔 물론 어색했다. 하지만 일단 친해지면 짓궂어진다. 가만히 있으면 화난 줄 알기 때문에 내가 먼저 다가가서 사람들한테 장난도 치곤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즐거웠다. 매니저에게 농담으로 그랬다. 현장에 있는 게 제일 행복하니까 웬만하면 다른 데 보내지 말고 영화 촬영현장에만 있게 해달라고.

김영 기자 상대역인 손예진과 호흡은 잘 맞았나? 두 배우가 주고받는 감정의 긴장이 팽팽한 영화니 서로를 잘 아는 것도 중요했을 것 같은데.

송일국 그게 참 쉽지 않더라. <해신> 때 수애 씨와 같이 촬영했는데,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촬영 기간 동안 그 친구와 얘기 나눈 걸 다 적어도 3줄이나 될까? 현장에서 만나도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고개만 숙이고 헤어지는 거다. 그 친구도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고, 나도 이러니 그렇게 6개월을 지냈다. 감독님은 A형의 전형적인 성격이라고 하는데, 원래 혈액형 분류를 믿지 않지만 A형의 특징이 들어맞기는 하다. 꼼꼼하기도 하고, 소심한 것 같기도 하고.(웃음) 집 꾸미는 거나 이것저것 예쁜 거 보면서 구경하는 것도 좋아하고. 보통은 남자들이 돌아다니는 걸 싫어하지만 내 경우는 내가 하도 돌아다니니 오히려 여자친구가 싫어한다.

김영 기자 <작업의 정석>의 서민준은 패션과 유행에 밝고 여러 문화 분야에도 조예가 깊은 남자다. 인물을 구성하는 데 그런 취향도 도움이 됐나?

송일국 고민을 좀 했다. 서민준의 직업이 건축가인데, 건축가들은 보통 양복을 차려입고 다니지 않으니까. 어쨌든 핸섬하게 나와야 하는 역할이라 가장 멋있어 보이는 의상, 멋있어 보이는 얼굴을 찾았다.

김영 기자 <작업의 정석> 역할에 대해 주변의 반대도 많았다던데?

송일국 바람둥이 역할이라고 하니까 시나리오를 보지 않은 주변 사람들은 일단 반대를 하더라. <애정의 조건>이나 <해신>으로 좋은 이미지를 굳혔는데 왜 깨뜨리려고 하느냐, 변신은 좀 더 있다 해도 늦지 않는다고. 어머니도 시나리오를 보셨는데, 역시 걱정하시더라. 속옷만 입고 등장하는 ‘노예팅’ 장면도 있다. 어머니는 또 내 몸매를 아시니까.(웃음)

김영 기자 영화를 위해 체중을 많이 줄이지 않았나?

송일국 날카롭고 멋지게 보여야 하는 역할이라 그럴 수밖에 없었다.

김영 기자 배우들이 고무줄처럼 체중 조절하는 걸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송일국 헬스클럽에서 살면 된다. 하루에 6시간씩 운동했다. 제주도 장면 촬영 중에도 운동화만 6켤레, 자전거 2대를 가져갔다. 호텔방에 그걸 늘어놨더니 청소하는 아주머니는 운동선수가 전지 훈련을 온 줄 알았다고 하더라.(웃음)

김영 기자 철인3종경기협회 이사이기도 하다던데. 그야말로 의지의 한국인이다.

송일국 잘하는 운동은 딱히 없다. 몸을 유지하려면 이것저것 많이 할 수밖에 없으니까. <해신> 때는 의상 자체가 워낙 두껍고 커서 몸이 드러나지 않는데다 밤샘 촬영을 버티기 위해 밤마다 뭔가를 많이 먹었더니 몸이 많이 불었다. <작업의 정석>을 시작하려는데 얼굴의 각이 안 나오는 거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뺐다.

김영 기자 채식을 시작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인가?

송일국 처음엔 그랬다. 그런데 하다 보니까 채식이 주는 장점이 많더라.

김영 기자 연기를 참 독하게 한다. 원래는 미술 전공 아니었나.

송일국 그랬다. 원래 연기에는 뜻이 없었기 때문에 연극영화과에 간 다음에 방황을 많이 했다. 학교 건물 1층은 연극영화과고, 3~4층이 회화과와 산업디자인학과였는데, 내 전공을 제쳐 두고 그쪽 전공 수업만 듣다가 학점도 다 펑크냈다.

김영 기자 연극영화과로 진로를 돌리기까지 꽤나 시간이 걸렸다고 들었다.

송일국 일단 공부도 잘 못했다.(웃음) 삼수할 때까지는 미대에 가려고 발버둥쳤다. 어느 날 어머니가 권하시더라, 무대 미술을 해보라고. 무대 미술이라는 게 그냥 무대를 예쁘게 꾸미면 되는 게 아니라 배우의 동선을 알아야 하니까 연극영화과에 가서 연구해 보라고.

김영 기자 그런데 왜 무대 미술 공부는 안 했나?

송일국 연극영화과 사람들은 대개 몰려다니더라고.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나도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 운동도 다 혼자 할 수 있는 걸 한다. 뛰거나 달리거나, 자전거나 인라인, 스키를 타거나, 아니면 헬스를 하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해야 하는 구기 운동은 보는 것도 하는 것도 싫어한다. 이런 성격이다 보니 학교 들어가서 방황을 많이 했다. 미대 기웃거리다가 나중에 공부 좀 해보겠다고 미국에 갔는데 IMF 터지는 바람에 쫓겨 나오고, 군대 다녀와서 빈둥대고 있던 참이었다. 배우이신 어머니가 드라마 <용의 눈물> 촬영하실 때라 가끔 운전해 드리면서 지내고 있었는데, 그때 유동근 선배가 불쑥 그러더라. “야, 내가 너라면 배우하겠다.” 그 말 한마디에 MBC TV에 원서를 냈는데 덜컥 합격을 한 거다. 사실 창피한 얘기다. 배우를 하겠다고 수많은 사람들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얼떨결에 시작했다는 게 부끄럽고 죄송하다. 하지만 해 보니까 재미있는 거다. 성격에도 맞는 것 같고.

김영 기자 사교적인 성격이 아닌데도 배우 생활이 잘 맞는다고?

송일국 혼자 생각하고 연구하는 일이라 더 재미있다. 배우를 안 했으면 과연 뭘 했을까, 가끔 어머니와 앉아서 그런 얘길 한다.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다. 다른 일은 상상이 안 간다.

김영 기자 이제까지의 역할은 참 진중했는데, 이번 역할은 기존 이미지와 사뭇 다르다.

송일국 우연한 기회에 아는 분을 통해 시나리오를 받았다. 어떤 설문조사에선 '바른 생활 사나이일 것 같은 배우 1위'로 꼽히기도 하던 참이라 그런 이미지가 더 굳어지기 전에 한 번쯤 역할을 바꿀 필요도 있다고 생각했다.

김영 기자 바른 생활 사나이 이미지가 굳어진 데는 그동안 해온 역할들이 큰 기여를 했다. 그 역할들을 선택한 건 본인에게 맞는 옷이었기 때문 아닌가?

송일국 그때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웃음) 지금은 그나마 조금 나아졌지만 그땐 어떤 역할이든 제의만 있으면 무조건 "감사합니다" 할 때다. 결과적으로는 운이 좋았지. 원래 <애정의 조건>의 역할도 악역이었다. 한가인 씨에게 못되게 구는 남자였는데 다른 배우 스케줄이 바뀌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상황으로 흘러가게 된 거고, <해신>에서도 본래 장보고를 죽이는 역할이었는데 인기를 얻게 된 건 운이 좋다고밖에 할 수 없다.

김영 기자 운이 좋았던 건가? 캐릭터를 그렇게 만들어 가는 능력이 있던 게 아니고?

송일국 그렇게 심오한 뜻을 갖고 연기 생활하는 사람 아니다.(웃음)

김영 기자 다른 인터뷰를 봐도 연기에 대해 물어보면 늘 그렇게 답하더라. "만족 못한다, 연기가 뭔지 모르겠다"라고.

송일국 진짜 모르니까. 작품을 하면서 테크닉이 조금씩 늘긴 한다. <작업의 정석>의 경우는 일단 멋지게 보여야 하니까 그 방법을 궁리하게 되고, 어떤 각도로 조명을 어떻게 받아야 화면상으로 잘 나온다는 노하우가 쌓이니까 거기에 맞춰서 연기를 하게 됐다. 내가 아는 건 그 정도지, 정말 극중 인물이 돼서 완전히 몰입하는 경지까지는 못 갔다.

김영 기자 작업에 능한 '선수' 역할이다 보니 실제 모습은 어떠냐는 질문 많지 받지 않나?

송일국 가끔 난해한 질문을 받는다. “작업은 어떻게 하세요?” 이런 거. "작업의 비법을 공개해 주세요" 그러기도 하고. 그러면 난 그런다. “선수는 공개 안 해요.” 내 실제 모습이 어떤지는 상관없는 일 아닌가. <해신>에서 염장 역할을 맡았다고 신라시대로 돌아가 배 타고 그러진 않지 않나. 칼싸움한다고 해서 정말 사람을 죽이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바람둥이라고 다 똑같은 것도 아니다. 여러 가지 유형이 있을 것이고, 그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걸 찾아 관객들이 공감하게끔만 하면 되지 않나 싶다. 연기, 잘 모른다니까.(웃음)

김영 기자 배우들마다 각자 다른 연기 스타일이 있지 않나. 극중 인물로 살아가야 한다는 고전적 연기 방법론을 모두가 따르는 건 아니다.

송일국 연기만큼 주관적인 게 사실 어디 있나? 똑같은 연기를 보고서도 어떤 사람은 “쟤, 왜 저러냐”고 반응할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가슴 저리게 볼 수 있는 거다. 연기는 감성적인 거다. 정답이 없다. 좋은 학교 나와 공부를 많이 했다고 연기를 잘하는 것도 아니다. 하나 할 때마다 그에 맞는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처음에는 정말 어찌나 한심했는지, 죄인을 호송하는 군관 역할이었는데 여기서부터 저 앞까지, 열 몇 걸음쯤 걸어가는 단역이었다. 그 짧은 거리를 걷는 게 안 돼서 20번 NG를 냈다. 나중에는 선배한테 연기 장애인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때 생각을 하면서 교만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내가 이 마음가짐을 잃는 순간 나는 망하는 거라고.

김영 기자 하지만 인기라는 게 사람을 그렇게 놔두질 않는다.

송일국 그게 또 그렇더라. 주변의 반응부터 달라지니까. 그나마 다행인 건 나이 들어서 연기를 시작했다는 것. 어린 나이였으면 주변에 휩쓸리기 쉬웠을 거다.

김영 기자 아까 촬영 중에도 길거리에서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이 많던데.

송일국 그 마음을 나도 안다. 무명 시절에 박찬호 선수에게 사인을 받은 적 있다. 야구를 싫어하는데도 사인 받은 것 하나 때문에 그 사람의 팬이 되더라. 혹시 아나? 내가 사인해 준 그들이 영원한 내 팬이 되어줄지.(웃음)

김영 기자 방송사 공채로 연기를 시작했으니 아무래도 드라마를 많이 했다. 영화는 이제 두 편째지만 연극 등 다양한 매체를 경험해 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

송일국 연극을 도전해 보려고 몇 번 시도를 했는데 그때마다 스케줄이 꼬이더라.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다. 연극이 진정한 배우의 예술 아닌가. 영화나 드라마나 아무리 열심히 해도 감독이 편집해 버리면 그만이지만 연극은 배우의 것이니까. 정말 존경하는 건 뮤지컬 배우들이다. 춤추면서 노래하고 연기한다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김영 기자 본인이 해보고 싶은 생각은?

송일국 마음이야 굴뚝같지. 하지만 노래도 안 되고 몸도 안 따라주고 하니까. 기회만 된다면 정말 해보고 싶다.

김영 기자 연극 전공인데 학교 다닐 때 연극 한두 번은 해보지 않았나?

송일국 도망 다니기 바빴다. people_2283_250_M.gif

김영 기자 정말 아웃사이더였나 보다. 어머니 김을동 씨 덕에 어릴 때부터 연기 생활과 가까웠을 텐데?

송일국 어머니가 그러더라. 할아버지가 정치를 했기 때문에 정치라면 정말 지긋지긋했다고. 그런데 지금 정치 쪽으로 나가시지 않았나. 나도 그랬다. 어릴 때 친구 집에 놀러 가면 아들 친구 왔다고 엄마들이 맛있는 거 해주고 챙겨주는 게 너무 좋아 보였다. 우리 엄마는 1주일 내내 집에 계시는 일이 거의 없고, 어떤 날은 집 열쇠가 없어서 밤늦게까지 동생과 집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을 때도 있었다. 어린 마음에 그게 너무 싫었다. 어머니가 배우였던 덕에 어릴 때부터 집에 연극 초대권이 많아서 초등학교 때부터 연극을 많이 봤는데도 연기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안 생겼다. 죽어도 연기는 안 해, 그랬는데 지금 이렇게 됐다.

김영 기자 정치계로 나선 어머니 일을 지지하고 나섰다가 한 차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송일국 내 일만 하겠다고 어머니를 돕지 않으면 그게 더 나쁜 놈 아닌가. 내가 걱정했던 것보다 더 일이 커지긴 했다. 하지만 어차피 각오했던 일이다. 예전 일인데, 어머니 선거 이틀 남기고 본래 출연하기로 했던 대하드라마의 내 역할이 배우가 바뀌었다는 통보를 받은 적이 있다. 좁은 마음에 어머니 때문이라 생각하고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잘된 거지. 덕분에 <애정의 조건>과 <해신>에 출연하고 영화까지 할 수 있었으니까.

김영 기자 처음 이름이 알려질 때부터 누구의 아들이라는 타이틀로 입에 오르내리는 게 부담이 적잖았을 텐데.

송일국 어머니인데 어떡하겠나. 자식이 어머니를 돕겠다는 게 잘못된 일도 아니고. 다만 선거 기간 동안은 아예 인터넷 근처도 안 가고 살았다.(웃음)

김영 기자 첫 영화였던 <레드 아이>도 어머니가 아는 분과의 인연으로 출연하게 됐다고 들었는데.

송일국 어머니가 여성 국극에 빠져서 연기 생활을 시작했는데, <레드 아이>의 제작사 관계자가 그때부터 신세진 분의 아들이었다. 나도 미국 어학연수 갔을 때 그분에게 신세를 많이 졌고. 첫 영화였는 데다 드라마를 계속할 때라 정신이 없었던 게 좀 아쉽다. 사실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따로 없었다. 물론 해보니까 확실히 영화가 매력은 있더라. 배우 입장에서도 같은 역할에 더 집중해 할 수 있고. 내 자신을 위해 투자할 시간도 많고 시나리오를 놓고 연구할 시간도 많다는 건 확실한 장점이다. 이래서 배우들이 영화를 선호하는구나 싶더라. 하지만 영화든 드라마든 굳이 한 장르를 선호하는 건 아니다. <작업의 정석> 시나리오는 <애정의 조건> ‘쫑파티’할 때 받았다. 그리고 <해신>에 바로 들어가 6개월 정도 촬영했으니 그 기간 동안 생각하고 출연을 결정한 거다.

김영 기자 이제까지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요새는 좀 여유가 있나?

송일국 영화 개봉만 하고 나면 괜찮을 것 같다.

김영 기자 다음 작품은?

송일국 몇 개 제의가 들어와 있는데 아직 결정을 못했다.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이 있는데 그것도 다들 반대를 해서. 드라마가 될 것 같다. 사실 <해신>에선 내가 주인공이 아니었지 않나. 주인공으로서 내 드라마를 끌고 가 보고 싶다. <해신> 때만 해도 자신감이 없었는데 지금은 잘할 자신이 생겼다. 목숨 걸고 한 번 해보고 싶다. 그런데 주변에선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매니저 하나는 뛰어내리겠다고, 그래서 고민이 크다.(웃음)

프로필 | 1971년생 | 청주대학교 연극영화과, 1998년 MBC 27기 공채 탤런트 | TV 드라마 <거침없는 사랑>(2002), <골목 안 사람들>(2002), <보디가드>(2003), <장희빈>(2003), <물꽃마을 사람들>(2004), <애정의 조건>(2004), <해신>(2004) | 영화 <레드 아이>(2005), <작업의 정석>(2005)

사진 김춘호 기자

김영 기자

source: iyej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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